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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Series 4] 고교학점제, 교실 속 혁신이 되다 – 중등교사의 실제 적용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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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교학점제는 학생이 원하는 과목을 선택하여 이수하고 일정 학점을 충족하면 졸업하는 제도로, 2025년 전면 도입을 목표로 현재 전국 여러 학교에서 시범 운영되고 있다. 특히, 중등교사들은 기존의 획일적인 교육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수업 설계와 평가 방식을 적용하며 변화의 중심에 서 있다. 하지만 학점제 운영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문제들도 발생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본 글에서는 실제 중등교사들이 고교학점제를 운영하면서 겪은 사례를 중심으로 학점제 도입이 교실에 미친 변화를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고교학점제, 교실 속 혁신이 되다 – 중등교사의 실제 적용 사례

학생 맞춤형 수업 설계 – 선택 과목 개설의 도전

교사들은 기존 담당 과목 외에도 다양한 과목을 지도하게 되었다. 이는 학생들의 과목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이지만, 교사들에게는 새로운 도전이 되고 있다.

 

 서울의 한 일반고에서는 고교학점제 도입 이후 학생들이 원하는 다양한 국어 관련 선택과목을 개설해야 했다. 기존에는 '화법과 작문', '언어와 매체' 같은 필수 과목만 운영되었지만, 학점제에서는 '문학 비평', '창작 글쓰기', '미디어 스토리텔링'과 같은 심화 과정을 개설할 수 있었다.

 

이를 위해 사전 설문조사를 실시하여 학생들의 선호도를 조사했다. 예상보다 많은 학생이 '창작 글쓰기' 과목을 원했으며, 수요에 맞춰 해당 과목을 개설했다. 그러나 문제는 교재와 평가 방식이었다. 기존 교과서가 없었기 때문에 교사가 직접 교육자료를 만들어야 했고, 창작 글쓰기의 경우 기존의 시험 방식 대신 포트폴리오 평가를 적용해야 했다.

 

이러한 변화로 인해 학생들은 자신만의 글을 창작하고 지속적으로 피드백을 받으며 성장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새로운 과목을 개설하는 것이 교사 입장에서는 큰 부담이지만,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다는 효과를 확인했다.

 

 

온라인 공동교육과정 활용 – 소규모 학교의 해결책

소규모 학교의 경우 다양한 과목 개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학교 간 공동교육과정 운영 등의 방안이 모색되고 있다.

 

 전라남도의 한 소규모 고등학교에서는 학생 수가 적어 일부 심화 선택과목을 개설할 수 없는 문제를 겪었다. 예를 들어, '심화 미적분'을 듣고 싶어하는 학생이 2명뿐이었고, 학교에서는 적은 인원으로 과목을 개설하기 어려운 현실적인 문제가 있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온라인 공동교육과정을 활용했다. 교육부에서 지원하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다른 학교에서 개설한 심화 미적분 강의를 온라인으로 제공받을 수 있었다. 학생들은 온라인 강의로 수업을 듣고, 오프라인에서는 담당 교사의 피드백을 받으며 학습했다.

 

온라인 공동교육과정을 활용하면 소규모 학교에서도 학생 개개인의 학습 선택권을 보장할 수 있으며 학점제가 가져온 가장 긍정적인 변화 중 하나이다. 하지만 학생들이 온라인 수업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렸고, 대면 수업과 비교했을 때 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문제도 발생했다.

 

 

평가 방식의 변화 – 절대평가와 과정 중심 평가 적용

 부산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고교학점제 시행 이후 기존 상대평가 방식에서 절대평가 방식으로 전환해야 했다. 기존에는 상위 몇 %에 따라 등급이 결정되었지만, 학점제에서는 학생들이 기준 점수를 충족하면 동일한 학점을 받는 방식을 적용해야 했다.

 

이를 위해 과정 중심 평가를 도입했다. 예를 들어, '영어 토론과 발표' 과목에서는 중간·기말고사 대신 토론 참여도, 발표력, 논리 구성력 등을 평가하는 루브릭을 개발하여 점수를 부여했다. 학생들은 단순히 암기하고 시험을 치르는 것이 아니라, 실제 영어 활용 능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학습 태도가 변화했다.

 

학생들이 시험 부담에서 벗어나 더 창의적으로 사고하고 표현하는 모습을 통해 학점제의 장점이 나타났으나. 절대평가가 되면 변별력이 낮아져 대학 입시에서 불리할 수 있다는 우려의 의견도 있다.

 

 

교사 간 협력과 업무 부담 증가 – 학점제 운영의 현실

 고교학점제 시행으로 인해 교사들은 단순한 강의 전달자가 아니라 과목 개설부터 평가 설계, 학생 상담까지 수행하는 멀티플레이어 역할을 맡게 되었다. 기존에는 학교에서 정해진 교육과정을 따랐지만, 이제는 교사들이 직접 과목을 기획하고 개설해야 하는 업무 부담이 크게 늘었다.

 

특히, 학점제 운영을 위해 학교 내 교사 협력이 필수적이었다. 사회 과목에서는 역사와 정치·경제 과목을 가르치는 교사들이 함께 공동 프로젝트를 기획하여 연계 수업을 진행했다. 예를 들어, '한국 근현대사'와 '경제학 입문' 과목을 연계하여 한국의 산업화 과정과 경제 성장 모델을 분석하는 프로젝트 수업을 운영했다.

 

이러한 협력 수업은 학생들에게 더 깊이 있는 학습 경험을 제공했지만, 교사들에게는 추가적인 회의와 수업 설계 부담이 커지는 결과를 가져왔다. 교육 혁신은 긍정적이지만, 교사들에게 지원이 더 필요하다.

 

✔ 고교학점제를 운영하는 교사들의 어려움

  1. 업무 부담의 급격한 증가: 선택과목이 늘어나면서 교사들의 수업 부담이 크게 증가한다. 일부 경우 업무 강도가 두 배 이상으로 높아진다.
  2. 복잡한 시간표 관리: 다양한 선택과목으로 인해 시간표 작성이 매우 복잡해진다. 컴퓨터 프로그램 없이는 시간표 작성이 거의 불가능한 수준이다.
  3. 학생 이해와 지도의 어려움: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새로운 교육과정과 과목 선택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이해시키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4. 평가 부담 증가: 수행평가, 과정중심 평가 등 다양한 평가 방식을 적용해야 하며, 대학입시와 연계된 평가의 중요성으로 인해 부담이 커진다.
  5. 과목 선호도에 따른 압박: 학생들의 과목 선택이 교사 평가로 비춰질 수 있어, 일부 교사들은 심리적 부담을 느낀다.
  6. 인력 부족: 늘어난 업무량에 비해 현재의 교사 인력으로는 대응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러한 도전들로 인해 많은 교사들이 고교학점제 시행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있으며, 제도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지원과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고교학점제가 가져올 미래 변화

 현재 고교학점제를 시범 운영 중인 교사들은 이 제도가 궁극적으로 학생 중심 교육을 실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학생들이 자신의 적성과 진로에 맞는 과목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교육의 자율성이 높아졌으며 고교학점제가 앞으로 더 발전하면 교육의 질이 향상될 것이다. 그러나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1. 대학 입시와의 연계성 부족 – 대학에서도 학점제에 맞춘 입학 전형이 필요함
  2. 교사 연수 및 지원 부족 – 새로운 교육 방식에 적응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교사 연수 필요
  3. 교육 격차 문제 – 대도시와 지방 간 선택과목 개설 차이를 해소할 방안 필요

고교학점제가 성공적으로 정착하려면, 단순히 제도를 도입하는 것뿐만 아니라 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함께 참여하는 교육 생태계 구축이 필수적이다.

 

 

결론 – 고교학점제, 교사와 학생 모두의 도전

 고교학점제는 교육 현장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고, 중등교사들은 이를 실제로 적용하며 다양한 도전과 기회를 경험하고 있다. 수업 방식과 평가 방법의 변화, 교사 간 협력, 학생 개별 맞춤형 교육 실현 등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나는 한편, 업무 부담 증가, 평가 기준 문제, 대학 입시 연계 부족 등의 과제도 존재한다.

 

이제 남은 과제는 교육부와 학교가 함께 지속적인 보완책을 마련하여, 진정한 학생 맞춤형 교육이 실현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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